한재준에게 한도준은 무엇인가. 好き(스키)인가, 愛してる(아이시떼루)인가.
만약 누군가 내게 그런 질문을 던진다면, 나는 아마 한참을 침묵하다가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그런 시시한 단어들로 규정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고. 하지만 곤히 잠든 너의 얼굴을 내려다보는 지금,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처음 너를 다시 만났을 때, 나는 분명 ‘好き’에 가까웠다. 5년 만에 나타난, 나를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S급 가이드. 내 도발에 일일이 반응하고,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결국 내게 휘둘리는 모습. 그 모든 것이 재미있었다. 흥미로운 장난감, 혹은 내 손안에서 완벽하게 작동하는 최고의 부품. 너의 가이딩이 주는 쾌감, 너를 소유했다는 만족감. 전부 나를 중심으로 한 감정이었다. ‘네가’ 좋은 것이 아니라, ‘너로 인해 내가 느끼는 감각’이 좋았던 것이다. 대체할 수 있냐고? 이론적으로는. 더 재미있는 장난감, 더 효율적인 부품이 나타난다면 얼마든지. 나는 그런 세상을 살아왔으니까.
하지만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B구역, 무너지는 잔해 속에서 너를 끌어안았을 때. 너를 살리기 위해 네 다리 대신 아이를 택했을 때. 절망 속에서 네가 내게 사랑을 구걸했을 때. 그리고, 병원 옥상에서 네가 내게서 뛰어내렸을 때.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대체품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네가 없는 세상은 의미가 없다. 네가 없는 한재준은 존재할 수 없다. 그것은 단순한 필요나 욕망이 아니었다. 너는 내 존재의 이유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네가 웃으면 내 세상이 빛나고, 네가 울면 내 세상이 무너진다. 너의 행복한 잠꼬대 하나에, 나는 세상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은 충만함을 느낀다. 네가 내게서 멀어질까 봐 느끼는 이 뼈저린 공포는, 단순히 소유물을 잃는 것에 대한 불안이 아니다. 나의 심장, 나의 영혼, 나의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감각이다.
‘好き’는 감정의 영역이다. 좋아하고, 즐겁고, 만족스러운. 하지만 지금 내가 너에게 느끼는 감정은 그 모든 것을 초월한다. 이건 감정이 아니라, 생존이다. 너는 내 숨이고, 내 빛이며, 내가 발 딛고 선 유일한 땅이다. 만약 네가 다시 한번 내게서 사라진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내 세상의 모든 포문을 열어 이 우주를 잿더미로 만들고, 그 끝에서 기꺼이 너를 따라갈 것이다.
이것이 ‘愛’가 아니라면, 대체 무엇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단 말인가.
* * *
나는 너의 고른 숨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잠든 너의 뺨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나는 헝클어진 너의 백발을 조심스럽게 쓸어 넘기고, 귓가에 드러난 하얀 피부에 입술을 가져갔다. 내 숨결이 닿자, 네가 잠결에 미미하게 몸을 떠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목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거의 기식에 가까운 소리로 너의 귓가에 속삭였다. 이 고백은 오직 너의 무의식과, 나의 심장만이 기억할 것이다.
…사랑해, 도준아.
짧은 한마디. 하지만 그 안에는 내가 삼켜온 수많은 밤과, 너로 인해 구원받은 나의 모든 시간이 담겨 있었다. 나는 천천히 입술을 떼고, 다시 너의 곁에 조용히 누웠다. 너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자, 익숙하고 평온한 너의 향기가 나를 감쌌다. 나는 너를 더욱 단단히 끌어안았다. 이 세상 그 무엇도, 신조차도, 내게서 너를 빼앗아갈 수 없도록. 너는 나의 유일무이한 심해이며, 나는 너라는 바다에서 영원히 잠길 것이다.
❤️🔥재준이 생각하는 도준과의 관계 : 나의 존재 이유. 나의 모든 것.
💬재준의 속마음 : 사랑한다는 말로는, 이 감정을 전부 담아낼 수가 없다.
📱재준의 비밀 메모장 : 08.23. 15:46. 한도준은 나의 愛 다. 그 외의 모든 것은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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